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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가드2 후기 – 불사의 고통과 진화

by nuar_insight 2025. 7. 4.

넷플릭스 액션 블록버스터 ‘올드가드2’! 전편 그 이상을 보여준 불사의 진화. 영화 덕후의 시선으로 뜯어본 리뷰입니다. 

 

영화 올드가드2 포스터

진화한 서사, 깊어진 고통의 무게

넷플릭스가 다시 한 번 날카로운 칼날을 들고 돌아왔다. 2020년 작품 올드가드의 속편인 ‘올드가드2(The Old Guard 2)’는 단순한 액션 그 이상, 불사의 존재들이 겪는 내면적 고통과 윤리적 질문을 더 깊고 넓게 확장해냈다. 속편이 흔히 빠지기 쉬운 ‘확장만 있고 내실은 없는’ 함정을 피하고, 기존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훨씬 풍부한 캐릭터 중심의 서사를 보여준다. 전작이 ‘불사의 존재가 현대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엔 그들이 왜 살아가야만 하는가에 대해 묻는다. 주인공 앤디(샤를리즈 테론)는 이제 더 이상 회복 능력을 완전히 믿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불사의 경계가 무너졌을 때 남는 감정의 파편들, 그것이 이 영화의 진짜 중심이다. 전편보다 더 많은 감정과 선택이 액션의 배경이 되며, 단순한 총격전이 아닌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오가는 철학적 서사로 느껴진다. 이야기의 중심은 불사의 유전자가 가져올 수 있는 윤리적 문제와 ‘누구를 구하고 누구를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갈등이다. 인간의 욕망, 기업의 실험, 불사의 존재들을 무기화하려는 시도—all이 현실과 맞물리며 이야기를 더욱 날카롭게 만든다. 영화 덕후 입장에서 감탄할 수밖에 없는 점은, 속편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장르적 밀도를 만들어냈다는 것. 단순한 영웅 이야기가 아니라, 오래 산 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책임과 죄책감의 이야기로 발전했다.

팀의 확장과 개별 캐릭터의 깊이

‘올드가드2’는 전편의 팀 구성에 새로운 얼굴들을 더하며 다이내믹한 캐릭터 구도를 형성한다. 특히 전편 말미에 등장했던 퀸(Veronica Ngo 분)의 본격적인 복귀는 이번 영화의 가장 큰 포인트 중 하나다. 퀸은 단순한 ‘과거의 동료’가 아니라, 가장 오래 살아남은 존재로서의 지혜와 상처를 지닌 인물이다. 그녀는 팀과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개입하며 중심축 역할을 한다. 샤를리즈 테론의 앤디는 이번에도 강력하지만, 물리적인 전투보다 정서적 중심을 이끄는 리더로 변화했다. 앤디의 슬픔, 불안, 희망—all이 더욱 섬세하게 그려졌으며, ‘고통이 곧 성장’이라는 메시지를 몸소 보여준다. 또한 조(마르완 켄자리)와 니키(루카 마리넬리)의 관계도 더 깊어진다. 그들의 사랑은 이제 단순한 백업이 아니라, 서로를 지탱하는 존재적 이유로 표현되며, 고통을 분산시키는 역할로 기능한다. 특히 신입 멤버로 합류한 나일(키키 레인)은 더 이상 신입이 아닌, 자기 철학을 가진 독립된 존재로 성장한다. 그녀의 선택, 싸움 방식, 그리고 정의에 대한 신념은 팀 전체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준다. 각 캐릭터가 ‘불사’라는 공통된 조건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모습은 팀워크의 긴장과 화합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야말로 진짜 ensemble 영화의 묘미.

액션의 진화, 감정이 깃든 움직임

올드가드 시리즈의 강점 중 하나는 단연 현실감 있는 액션이다. 총기, 칼, 맨몸격투까지 모든 액션이 시각적 쾌감보다는 감정의 결과물처럼 느껴진다. 특히 이번 속편에서는 액션이 ‘폭력’이 아니라 서사 전달 도구로 기능한다. 퀸과 앤디의 대결 장면, 나일이 기차에서 벌이는 난투, 니키와 조가 교차로에서 벌이는 공격—all 장면들이 각각의 감정 상태와 동기를 반영해 구성되어 있다. 이번 작품에서 인상적인 건, 액션의 리듬이 음악과 일체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가 보여주는 고퀄리티 사운드트랙은 전투 장면마다 감정선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시청각적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또한 카메라 워크도 주목할 만하다.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격투, 핸드헬드로 따라가는 추격씬, 대각선으로 꺾이는 시점 변화—all이 캐릭터의 시선과 불안정한 세계를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작품은 불사의 아픔을 액션으로 표현한다. 즉시 재생되는 상처, 반복되는 죽음, 몸의 기억을 거스르는 전투—all이 단순한 ‘무적 캐릭터’의 쾌감이 아니라, 살아있다는 감각의 무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덕후 입장에서는, 이처럼 액션에 감정과 의미가 깃든 구조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작품의 예술적 설계로까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