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은 2025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집단과 개인의 경계에서 우리가 진짜로 외쳐야 할 목소리를 묻습니다. 빠르게 시청하려면 아래 버튼을 눌러보세요.
《광장》 리뷰 – 줄거리, 감정의 밀도, 그리고 집단과 개인의 경계
2025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광장》은 공개되자마자 국내외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회적 현상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시청자 스스로를 그 '광장' 안에 서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단지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정치·사회적 풍경을 가장 적나라하게 그린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드라마로 기억될 것 같아요.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한 연출, 날카롭지만 감정적인 대사들, 그리고 무엇보다 '침묵과 함성' 사이에 놓인 인간의 선택들이 시청자의 마음을 꽉 움켜쥐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1️⃣ 줄거리 – 광장에서 시작된 끝나지 않는 대화
《광장》은 가상의 국가 ‘하이레아’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나라는 독재와 민주주의, 정보와 통제가 엇갈리는 전환기의 정점에 서 있습니다. 이야기는 한 대규모 시위에서 발생한 의문의 폭발 사고로 시작되죠.
그리고 이 사건의 중심에는, 젊은 언론인 ‘이단’과 그녀의 오랜 친구이자 지금은 집권 여당 대변인이 된 ‘태경’이 있습니다. 이단은 사고의 진실을 추적하며, 점점 더 거대한 거짓과 마주하게 되고, 태경은 체제 내부에서 그 진실을 외면하거나 왜곡하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한편, 시위대를 지휘하는 익명의 인물 ‘코드제로’와 그를 쫓는 정부의 비밀조직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도 이야기 전체를 긴박하게 이끌어갑니다. 각 회차는 한 명의 인물의 시점을 따라가며 조각난 진실들을 보여주고, 마침내 퍼즐처럼 맞춰지는 마지막 2화에서는 전율 그 자체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죠.
2️⃣ 감정의 밀도 – 침묵, 눈빛, 그리고 선택의 무게
《광장》은 소리보다 침묵이 더 크게 들리는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의 힘은 말이 아닌 ‘간격’에서 나옵니다. 예를 들어, 시위 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함성과, 그걸 바라보는 정부 고위관료의 조용한 눈빛 사이의 거리. 그 거리 안에 감정이 응축되어 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4화 후반, 이단이 진실을 담은 영상을 송출하려다 실패하는 장면이었어요. 말 한마디 없이, 손을 떠는 모습, 지하철역에 홀로 앉아 고개를 들지 못하는 그 순간에 수많은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또한 캐릭터마다 ‘신념’이 무엇인지, 그걸 지키기 위해 무슨 값을 치르는지를 끝까지 보여줘요.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라, 각 인물의 '내면의 싸움'이 굉장히 리얼하게 표현돼 있죠.
감독은 감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각 인물의 표정 하나, 숨소리 하나에 설득력과 울림을 담아냈어요. 그래서 보는 동안 숨을 쉬는 것도 잊을 정도로 몰입하게 됩니다.
3️⃣ 집단과 개인의 경계 – ‘우리는 누구를 대신해 외치는가’
《광장》이 던지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당신이 광장에 서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목소리인가, 누군가의 대리인가?”
이 시리즈는 개인의 결단과 집단의 흐름이 충돌하는 지점을 굉장히 날카롭고도 따뜻하게 들여다봅니다. 어떤 인물은 군중 속에서 존재감을 느끼고, 또 다른 인물은 군중의 힘 앞에서 자기 목소리를 잃습니다. 그리고 둘 다 옳거나 틀리지 않다는 점이 이 드라마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줘요.
특히 6화 후반에 등장하는 ‘코드제로’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집단의 신념이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 또 그 신념조차 하나의 연극처럼 사용될 수 있다는 무서운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는 냉소로 끝나지 않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단이 외치는 “내가 말하겠습니다”는 광장의 침묵을 깨는 하나의 신호처럼 느껴졌어요. 누구를 대신한 목소리가 아니라, 스스로의 이름으로 말하는 용기.
📝 감상 마무리 – 광장은 우리 안에도 있다
《광장》은 단순히 정치 드라마가 아닙니다. 이건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침묵할 것인가, 말할 것인가. 소속될 것인가, 나설 것인가. 그 선택의 기로는 항상 우리 앞에 존재하죠.
이 시리즈는 극단적인 자극이나 선정성 없이도 충분히 긴장감을 주고,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어요. 다 보고 나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를 조금은 다르게 보게 됩니다. 그리고 ‘광장’이란 공간은 실은 내 안의 양심과 생각이 서 있는 자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넷플릭스에서 보기 드문, 정말 깊이 있고 무게감 있는 시리즈. 《광장》은 그런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