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장 강렬한 한국 범죄 드라마 《악의 도시》.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정의와 폭력 사이의 윤리를 정면으로 묻는 이 영화는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듭니다. 빠르게 《악의 도시》를 만나고 싶다면 아래 버튼을 클릭하세요.
《악의 도시》 리뷰 – 줄거리, 인물의 선택, 그리고 폭력의 본질
2025년 상반기, 한국 영화계는 다시 한번 강렬한 한 방을 맞았습니다. 바로 《악의 도시》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이 작품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 범죄 액션이 아닌,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폭력성과 선택의 윤리를 정면으로 다뤘기 때문이에요. 정의와 악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세계에서, 그 안의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악의 도시》는 그 질문을 던지면서 관객에게 긴장과 혼란, 그리고 고민을 남깁니다. 극장 밖을 나서고 나서도 한동안 멍하게 만드는 이 영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줄거리 – 정당한 폭력인가, 타협한 정의인가
영화는 서울 외곽의 가상의 도시 ‘청암’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이곳은 언뜻 평온해 보이지만, 실상은 마약 조직, 경찰, 정치권, 심지어 시민단체까지 모두가 어딘가 얽혀 있는 ‘부패의 정글’입니다.
주인공 ‘강민’(박성웅 분)은 청암서 강력계 형사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범죄를 소탕해온 인물입니다. 그는 "결과가 정의를 만든다"는 신념 아래 법의 테두리를 넘나드는 행동도 서슴지 않죠.
그러나 어느 날, 내부고발자였던 후배 형사의 죽음을 계기로 그는 조직의 진짜 이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조직폭력배와 유착한 상부, 사건을 은폐하려는 검찰, 그리고 ‘정의’를 외치며 실제론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권.
강민은 그 모든 판을 흔들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하나하나 대가를 치르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폭력을 만들게 되고, 그의 정의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관객도 혼란에 빠지게 되죠.
2️⃣ 인물의 선택 – 누구도 완벽한 정의는 아니었다
《악의 도시》가 기존 범죄 영화들과 다른 점은, 등장인물 어느 누구도 완전히 선하거나 악하지 않다는 점이에요.
강민은 범죄자를 잡지만, 스스로도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고, 그의 동료 형사 ‘은수’(이하늬 분)는 피해자의 고통을 대변하려 하지만, 자신이 지켜야 할 사람을 위해선 진실도 숨깁니다.
심지어 악의 축으로 보이던 조직 보스 ‘백철수’(최무성 분)마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악인이 된 과거가 밝혀지면서, 관객은 “누가 옳은가”보다는 “누가 얼마나 무너졌는가”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 영화의 진짜 질문은 ‘정의로운 자가 누구인가’가 아니라, ‘무너진 세계 속에서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예요.
이런 인물들의 선택이 영화의 긴장감을 끌고 가고, 매 장면마다 도덕적 판단을 유보하게 만듭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스스로도 계속 물어보게 되더라고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3️⃣ 폭력의 본질 – 총보다 무서운 건 말의 힘이다
표면적으로는 총격전, 추격전, 격투씬이 눈을 사로잡지만 《악의 도시》의 진짜 폭력은 대사와 침묵에 숨어 있습니다.
특히 후반부 강민과 백철수가 서로의 죄와 정의를 놓고 조용히 술잔을 나누며 말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그 어떤 총격씬보다 강렬했어요. “당신은 한 명을 살리기 위해 열 명을 버렸고, 나는 열 명을 살리기 위해 한 명을 죽였다. 우린 다른가?”라는 대사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이 영화는 폭력을 낭만화하지 않아요. 오히려 한 번의 주먹질, 한 번의 방아쇠가 얼마나 많은 생을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인물들이 폭력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카메라는 멀어지고, 소리도 줄어들며 관객으로 하여금 ‘함께 외면하지 않도록’ 만듭니다. 이건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감정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장치예요.
📝 감상 마무리 – 불편했지만, 피할 수 없었다
《악의 도시》는 결코 편안한 영화가 아닙니다. 하지만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하기엔 너무나 중요한 질문들을 품고 있어요.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정의’라는 단어가 어떻게 소비되고 왜곡되고 타협되는지를 이 영화는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는 그 속에서도 나름의 신념을 지키려 한다는 사실도 보여주죠.
배우들의 연기는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고, 특히 박성웅은 지금까지의 필모에서 가장 서늘하고도 인간적인 얼굴을 보여줬습니다. 그의 눈빛 하나, 숨소리 하나에 “정의는 때로 지독한 고통을 동반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어요.
불편했지만, 그래서 더 오래 남았습니다. 《악의 도시》는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닙니다. 이건 사회와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던지는 드라마였어요.